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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1 - 2012/03/20

 

장소: 두손미술관

기획: 한미사진미술관

청명한 바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작가 김대수의 대나무 숲을 바라보고 있자면, 대나무의 깊은 향과 정취를 올곧이 전해주는

대기의 기운이 먼 발치로부터 어느새 다가와  온몸을 감싸는 듯 하다. 문명의 이기(利器) 속에서 정감 어린 자연의 향취를

잊고 살아온 우리에게 김대수 작가의 대나무가 이처럼 말을 건다. 그의 사진은 대나무가 가진 시각적 조형성을 뽐낼 뿐만 아니라

마치 대나무숲길을 산책하듯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한다. 김대수 작가는 오래 전부터 그의 작업세계를 표현해줄 사진언어로

대나무를 선택하고 작업해왔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문방사우(文房四友)로 즐겨 그린 눈 속에 피는 네 개의 꽃 중의 하나인

대나무는 어떠한 고난의 환경 가운데서도 ‘곧은 정신’을 잃지 않으려는 기개의 상징이다. 이러한 대나무의 전통적 의미는 작가가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며 이야기하고자 하는, 우리시대에 어느새 잊혀져서 작가가 다시금 일깨우고자 하는 무언가다.

작가가 지난 12년간 촬영한 대나무는 계절의 변화, 풍향과 광선, 촬영시점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바람의 움직임에 순응하여 춤추듯 술렁이는 대나무잎들과 만년설의 무게를 감당하며 휘어진 가지들은 자연과 유연히 친화하는

부드러움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 속에서도 둥치로부터 하늘을 향해 올곧게 뻗은 강직한 힘과 바람과 같이 청명한 색감은

근본을 유지하려는 고집스러움이 베여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한국, 중국, 일본 삼국을 다니며 촬영한 대나무숲의 모습을 보여준다.

무사정신이 연상될 만치 철저하고 가지런한 미를 담고 있는 일본의 대나무 숲, 마치 장엄한 바다에서 포효하는 용의 형상을 띈 중국의 대나무 숲,

그리고 청명하고 단아한 미를 갖춘 우리나라의 대나무 숲까지. 비슷한 듯 하지만 각기 다른 감흥을 지닌 숲은 한국, 중국,

일본 특유의 문화적 정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본 전시는 서울 한미사진미술관이 기획하였으며, 김대수작가의 개인전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대수, voice of the bamboo bmb1999053, Gelatin Silver print, 120×160cm, 1999

김대수, road to the sky bmb1999119, Gelatin Silver print, 120×160cm, 1999

김대수, listening to the bamboo bmb2008038, Gelatin Silver print, 120×160cm, 2008

김대수, leaves and branch bmb2010125, Gelatin Silver print, 120×16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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