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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이 풍경… 곧 역사 속으로

 

남는 것은 사진이다. 관광지에서 손가락으로 브이(V) 자 그리며 찍는 기념사진만이 아니라, 변해가는 도시 풍경을 담은 사진

또한 그렇다. 건축사진가 진효숙은 2018년 초부터 최근까지 서울 반포주공 1단지 아파트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서울 여러 지역에 대한 기록을 구축해온 서울역사박물관 의뢰로 이 단지의 사계절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 작업이 3년 이상 이어졌다.

 

진효숙은 “아파트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라면서 “반포주공은 특히 단지와 외부의 경계가 분명하게 나뉘지 않고 안팎의 왕래가

자유로워서 큰 동네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단지에 심은 나무가 아파트보다도 높이 자라는 동안 이곳을 거쳐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남았을 것이다.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의 저서 ‘아파트 공화국’에 이런 에피소드가 나온다.

5000분의1 축척 서울 지도를 동료 학자에게 보여줬더니 “한강변의 군사 기지 규모는 정말 대단하군” 하더라는 이야기. 병영(兵營)으로 오해 받은

그 아파트가 바로 반포 단지다. 일부는 이미 초고층으로 재건축됐고 진효숙이 기록한 1단지 역시 재건축을 위한 이주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좋든 싫든, 가장 한국적이라 할 만한 도시 풍경이 한 시대를 마무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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