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의 숨겨진 진실
그동안의 상식을 뒤엎는 식사법이 인기다. 필요에 따라 단식을 하면서 살을 뺄 수 있는데다
노화까지 예방한다니 혹할 만도 하다. 그런데 이 방법, 아무나 해도 괜찮을까?
세상에 먹을 것이 넘쳐나다 보니 하루에 세 끼를 먹는 것도 버거운 일이 되었나 보다.
아침, 점심, 저녁을 챙겨 먹는 건 당연한 일인데 이제 그 세 끼도 너무 많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다이어트에 익숙한 여성들은 하루 세 끼를 골고루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해야 요요가 오지 않는다는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사람들의 이목을 끈 1일 1식과 간헐적 단식법은 우리가 알고 있던
평범한 상식의 틀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하루 세 끼 섭취는 건강의 척도와도 같았는데
이 세 끼의 양이 너무 많으니 하루에 한 끼를 먹거나 견딜 수 있을 만큼의 단식으로
건강과 젊음을 챙기자는 것이다. 이건 살을 빼기 위한 다이어트법이 아니다.
살이 빠지는 것은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현상일 뿐 오히려 건강에 더 좋고 노화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란다. 칼로리 제한식이는 동물 실험에서 그 좋은 점이 증명되었고,
소식은 오래전부터 노화를 더디게 하고 성인병 발생을 줄이는 등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이 소식 방법으로 1일 1식과 간헐적 단식이 뜨고 있다.
◆소식의 중요성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들은 정말 다양하다. 하루에 먹는 음식을 모두 적어보면
밥만 먹진 않을 것이다. 밥을 먹고 후식으로 커피나 과자를 먹기도 하고 때론 밥 대신
빵을 먹기도 하며 허기진 배를 채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하루 권장 칼로리를 오버해
필요한 양보다 많이 먹게 되고, 그로 인해 살도 찌고 건강도 해치게 되는 것이다.
하루 세 끼만 먹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한 끼의 양이 누구에게는 밥 한 공기지만
밥 두 공기로도 모자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마다 먹는 양이 제각각이고
같은 하루 세 끼라도 옛 사람들이 먹던 한 끼의 양과는 칼로리 차이가 엄청날 수 있다.
또한 밥 이외에 먹는 간식들도 옛날에는 볼 수 없었던 고칼로리 음식이 많지 않은가.
1일 1식과 간헐적 단식은 이처럼 현대인들이 너무 많이 먹고 있다는 데서 비롯됐다.
실제로 극단적인 단식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지만,
주 1~2회 정도 몸에 자극을 주면 세포 보호 기능을 담당하는 항산화 효소, 성장인자,
신경세포 보호 물질, 시르투인 등의 생성에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간헐적 단식은
그동안 과식에 길들여진 사람에게는 적당한 자극을 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적절한 단식과 함께 평소에 고른 영양 섭취, 꾸준한 운동, 긍정적인 마인드 등을
실천한다면 건강한 식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폭식의 위험
전문가들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하루 세 끼를 강조하는 이유는 계속 굶다 보면
나중에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양소가 제대로 섭취되지 않으면
에너지원의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쉽게 피로해지고,
에너지 대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단식을 하면 우리 몸이 포도당을 재활용하면서 최소한의 필요량을
유지하고, 간에서 지방을 분해해 분비되는 케톤이 뇌 조직에 에너지 공급원으로 대체돼
에너지를 아끼고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몸에 비축된 지방을 사용한다.
그래서 살이 빠지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체지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우리 몸이 다시 근육 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주요 장기의 근육까지 에너지원으로 이용, 심장 근육이 약해지거나
심근염, 부정맥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아침부터 16시간 정도의 짧은 단식이 시작되면
근육 단백질의 소실이 시작되는데, 실제로 우리 몸은 근육 소실보다 비축된 단백질을 사용한다.
그래서 평소에 단백질 섭취를 잘하면 짧은 단식을 잘 견뎌낼 수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조애경 원장은 간헐적 단식을 한다면 실천 가능한 정도의
기간 동안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한다. 주 1~2회 동안 적응하고, 단식 기간은 되도록
24시간을 넘지 않는 게 좋다는 것. 평소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면
짧은 단식을 잘 버텨낼 수 있다. 단, 성장기 청소년이나 임산부, 수유부는 절대 해서는 안 되며,
당뇨나 섭식 장애, 질병이 있는 경우에도 피하는 게 좋다. 탄수화물중독증이나 폭식증,
거식증이 있거나 허기를 못 견디는 사람,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우울증이나 불면증으로
폭식을 하는 사람일 경우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폭식의 위험
간헐적 단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밥을 먹지 않는 이유가 배가 고프지 않아서라고 말한다.
굳이 배가 고프지 않은데 밥을 먹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
비로소 밥을 먹고, 불쾌한 느낌이 들 때까지 먹는 게 아니라 기분 좋은 포만감이 들 때
식사를 끝낸다. 전문가들도 배가 고프지 않은데 무조건 하루 세 끼를 먹을 필요는 없다고 한다.
간헐적인 공복은 오히려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 1일 1식이나 간헐적 단식은
공복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 전문가들도 매일 단식을 하는 것보다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고 전한다.
하지만 무조건 간헐적 단식이 좋다고 말하기에는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다.
굶은 동안 못 먹은 것을 다 먹고야 말겠다며 식사를 건너뛴 후 다음 식사에서 과식을 하면
효과가 없다는 것. 또한 에너지 소모가 많고 허기가 심할 때는 꼭 식사를 해야 하며,
두뇌는 탄수화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두뇌 활동이 많은 시간에는 공복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므로 자신의 생활에 맞는 단식이 필요하다. 유행하는 옷이라고 해서
모두에게 어울리는 것은 아니듯 다이어트나 식습관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건강 상태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을 때 단식이 또 하나의 건강법이 될 수 있다.
진행_이미라 기자 | 사진_임상현 | 도움말_조애경(WE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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