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일 체제' 완성… 70년 민주당 역사에서 초유의 일
[이재명 당대표 연임] 85.4% 득표율로 당대표 연임 성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대표가 18일 민주당 당대표 선거 사상 최고 득표율(85.4%)로 연임에 성공하며 ‘이재명 2기 체제’를 열었다.
당대표직 연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민주당 전신) 총재직을 연임한 이후 24년 만이다. 5명의 최고위원도 전원 친이재명계 의원들이 당선됐고,
이재명 대표 개인 브랜드 격인 ‘기본사회’를 명시하는 당 강령 개정안도 의결됐다. 민주당 70년 역사에서 이처럼 한 지도자가 유일무이한 핵(核)이 되는
단일 체제는 초유의 일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날 전당대회장을 가득 채운 당원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외쳤다.
이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합산 득표율 85.4%를 기록하며 2년 전 전당대회 때 득표율 기록(77.77%)을 갈아치웠다.
당대표직 연임 도전에서 득표율을 7.63%포인트 끌어올린 것이다. 이번에 선출된 최고위원 5명(김민석·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은
모두 “이재명 수호”를 내세웠다. 특히 최고위원 선거전 초반 득표율 1위를 달렸던 정봉주 후보가 이 대표와의 갈등설이 불거지며 낙선하고,
6위로 낙선 위기에 몰렸던 전현희 후보가 “김건희 살인자” 발언 이후 강성 지지자들의 지원으로 2위로 치고 올라선 것은 이 대표의 당 지배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줬다는 평이다.
민주당 진영에서 ‘변방의 기초단체장’으로 불렸던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나선 이후 약 3년 만에 민주당을 장악했다.
그는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득표율 0.73%포인트 차로 패했지만, 대선 석 달 만에 치러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 두 달 뒤 치러진 전당대회에선 ‘대선 패배 책임론’을 돌파하고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빠르게 당 장악력을 키운 그는 지난 4월 22대 총선 때
비명계 인사들이 대거 탈락한 ‘비명횡사’ 공천을 주도하며 ‘이재명의 민주당’ 만들기에 속도를 냈다. 총선 결과 민주당이 170석이 넘는 압승을 거두면서
민주당의 ‘이재명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이 대표 당대표 연임으로 민주당의 구성과 체질이 그전 민주당과 달라졌음이 확인됐다. 이번 당대표·
최고위원 선거는 이 대표가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민주당 주류 세력을 ‘이재명 블록’으로 교체하면서 구축한 ‘이재명 일극 체제’의 당연한 귀결이란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는 권리당원은 물론 대의원,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80% 언저리의 고른 득표율을 보였다”며
“지금 민주당에선 이 대표에게 도전할 사람이나 세력을 찾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사실상 민주당에서 이 대표의 대선 가도를 위협할 유의미한 세력은
정리됐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지난 6월 당헌 개정을 통해 이번 당대표는 2026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한 뒤 이듬해 3월 열리는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당은 또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대표 열성 지지층 ‘개딸’들을 위한 ‘당원 중심주의’란 문구와 이 대표의 핵심 정책 ‘기본사회’를
넣은 강령 개정 작업도 마무리했다.
지금의 민주당이 이 대표를 중심으로 강력한 구심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데 반론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런 ‘이재명 일색(一色)’ 흐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민주당 일각에서 나온다. 우상호 전 의원은 “당은 (이 대표에게) 장악됐지만 그게 이 대표 대선 가도에 도움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대선은 중도 싸움인데 강성 지지층에 갇혀버리게 된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바로 비서실장에 이해식 의원,
수석대변인에 조승래 의원을 임명했다. 비교적 친명 색채가 옅은 ‘탕평 인선’부터 내놨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강력한 당 장악력을 바탕으로
당대표 출마 선언에서 내세운 ‘먹사니즘’을 구체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도 ‘보편적 기본사회’ 대비, 과학기술 투자,
재생에너지 집중 투자 등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민주당의 힘으로 멈춰 선 성장을 회복시키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다시 꿈꿀 수 있는 나라,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오는 10월에는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위증 교사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이 예고된 상황이다. 이 대표와 주변 인사들은 ‘무죄’를 자신하지만
유죄판결이 나온다면 당내 도전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출처
‘이재명 단일 체제’ 완성… 70년 민주당 역사에서 초유의 일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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