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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꽃 - 안도현
눈치코치 없이 아무 데서나 피는 게 아니라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아야 핀다
이곳 저곳 널린 밥풀 같은 꽃이라고 하지만
개망초꽃을 개망초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
개망초꽃은 핀다
더러는 바람에 누우리라
햇빛 받아 줄기가 시들기도 하리라
그 모습을 늦여름 한때
눈물 지으며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이 세상 한쪽이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훗날 그 보잘것 없이 자잘하고 하얀 것이
어느 들길에 무더기 무더기로 돋아난다 한들
누가 그것을 개망초꽃이라 부르겠는가?
산과 들에 나서보면 빈 공간을 채우고 있는
하얀 꽃이 보이는데 다가서보면 개망초꽃 무더기다.
여름에 피기 시작하면 힘이 남아있는 한 가을까지 계속해서 핀다.
개화기 이후 해외교류가 이루어지면서 들어와 급속도로 퍼진
이 개망초는 망초와 함께 이 땅에 뿌리를 내려 논이든 밭이든
쉬임없이 자라 얼마나 농부를 괴롭혔기에 망초, 개망초라 부르는가?
개망초는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두해살이풀로
저 북아메리카 원산(原産)이다. 왜풀, 넓은잎잔꽃풀, 개망풀이라고도 하며
긴 잎자루가 있으며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다.
6∼9월에 흰색 또는 연한 자줏빛 두상화가 산방꽃차례를 이루며
가지 끝과 줄기 끝에 가지런하게 달린다. 어린잎은 식용하며 퇴비로도
쓰는데, 그래도 한방에서는 감기나 위염 등에 처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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