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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화가 빨라지는 한국 사회에서 적극적인 노후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적인 불안감이 앞서는 긴 노후, 노령세대에 있어 주택연금 제도와
가족 간의 재무적인 대화의 방법을 알아본다.

◇ "자식 걱정말고, 주택연금으로 누리세요"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 홍보 문구다.
주택연금은 60세 이상의 고령자들이 9억원 이하의 소유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금융기관에서 노후생활자금을 종신으로 매월
지급받는 제도이다. 3억짜리 집을 갖고 있는 65세 은퇴자가
주택연금을 신청하면, 매월 86만원씩 부부가 평생 받게 된다.


주택연금은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의 반대 구조다.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매달
일정금액을 연금식으로 받은 후 사후에 집을 처분해 대출금을
갚는 방식이다. 모기지론은 집을 살 때, 역모기지론인
주택연금은 집을 담보로 생활비를 조달할 때 필요한 상품이다.


주택연금은 이용자들이 살아있는 동안 일정금액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함으로써 생활의 안정이 가능하다.
 또 대출 받은 금액과 상관없이 담보로 맡긴 주택에서 평생을
살 수 있기 때문에 거주의 안정도 보장한다. 주택연금을 택한
고객들은 장수 위험이나 주택가격의 하락 위험에서도 벗어나 있다.


부부가 모두 사망해 계약이 끝나면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을
매각해 대출금을 회수한다. 주택을 판 가격이 지급한 돈보다
많으면 남은 돈을 상속인에게 돌려준다. 하지만 매도가격이
지급한 것보다 적다고 차액을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주택연금 역시 일종의 대출이지만 직접 현금으로 이자를 내지 않고 대출잔액에 가산되기 때문에 사망때 집 값(처분가치)에서 정산한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낮은 가산금리(1.1%)를 더한 수준이라 양호하다.최근 일반 시중은행 담보대출이 가산금리가 2~3%로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생활비가 부족해 비싼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쓰고 있다면 주택연금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낫다.



◇ 주택가격 3.3% 상승을 가정한 연금설계

보통 주택연금을 가입할 때 망설여지는 부분은 향후 집값이 올랐을 때 상실감이다. 특히 최근처럼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더욱 망설여질 수 있다. 그러나, 주택연금은 해당 주택이 매년
3.3%상승할 것으로 보고 연금액을 계산한다. 현 시세 3억원인 주택의 경우 20년 뒤 5억7000만원 정도의
자산가치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주택연금을 이용하는 도중에 부득이한 사유로 이사를 하게 되어도
새로운 주택으로 담보를 변경하면 계속해서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현재는 근로소득이 있지만 향후가
불안하다면 체증형을 선택하면 된다. 지금은 적게 받다가 10년 뒤면 35% 정도 증가한 금액을 받는다.


◇ 불편한 진실(?), 자녀가 함께 참여할 숙제

생각보다 노후가 길다. 평균수명이 아닌 기대여명을 눈여겨 봐야 한다. 2010년 전국민 평균수명은
80세지만, 현재 65세인 사람은 85세까지 산다는 얘기다. 65세가 매월 86만원의 주택연금을
정액형으로 수령한다 해도 80세가 되는 15년 뒤의 돈 가치는 52만원 밖에 안 되는 것이 문제다.


긴 노후를 잘 준비하려면 가족 간의 `재무대화`가 필요하다. 노후에 얼마정도면 살 수 있는지
부부가 함께 현실적으로 예산을 수립하고 국민연금 등 준비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은퇴는 없다`는 말처럼 기쁘게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자녀 입장에서도 부모가 `알아서 하실` 문제라는 방관적인 자세나 형제간의 `불편한 진실`로
남기지 말고 함께 적극 나서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출금이 있다면 노후에 맞는 주택으로
옮겨 부채를 갚거나, 자녀들이 함께 도와 주택 연금을 받게 하는 경우도 있다. 수십년 가족을 위해
달려오신 부모님세대가 갖고 계신 집 하나 잘 활용해서 노후 짐을 덜어 드리도록 하자.


고령화속도 1위의 한국사회. 부모님세대는 `다 쓰고` 가시는 지혜가, 젊은 세대는 `스스로`
일어서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행복한 가정의 유산은 물려받는 집 한 채와 자산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행복`임을 잊지 말자.


정리=문영재기자 jtopi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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