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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딩 패스의 수상한 알파벳

 

항공 마일리지를 모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비행기를 많이 타는 것이다. 하지만 비행기를 많이 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마일리지가 잘 쌓이는 티켓이 따로 있어서다. 여기서 여행 고수와 호갱님이 갈린다. 여행 고수는 같은 항공 좌석이어도 마일리지 적립률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행동한다. 일반석, 비즈니스석, 일등석. 이건 좌석 종류일 뿐이다. 일반석에도 예약 등급이 훨씬 세분화돼 있다.

보딩 패스을 잘 보면 예약 등급이 암호처럼 적혀 있다. 사진의 보딩 패스는 X등급이다. 대한항공 일반석 티켓 중에서 가장 싼 티켓이라는 뜻이다.

X등급 티켓은 값이 싼 대신에 마일리지 적립이 안 되고 환불이나 일정 변경 시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사진 대한항공

 

보딩 패스(탑승권)를 유심히 관찰해 본 적 있으신지. 같은 일반석인데 어떤 티켓은 ‘Y’, 어떤 티켓은 ‘G’, 이런 식으로 암호 같은 알파벳이 적혀 있다.

항공권을 구매하면 보내주는 전자항공권(e티켓)에도 ‘일반석(Economy)’ 옆에 미궁의 알파벳이 보인다. 이게 뭘까? 바로 예약 등급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일반석에만 16개 예약 등급이 있다. 간단히 살펴보자. Y등급은 가장 비싼 일반석 티켓이다. 마일리지를 100% 적립해 주는 데다

보유 마일리지로 좌석 승급이 가능하고 수수료 없이 일정을 바꿀 수도 있다. K, L, U 같은 등급은 마일리지를 100% 주지만 날짜 변경과 좌석 승급은

불가능하다. 여행사 단체항공권인 G등급은 마일리지를 80%만 주고, 다른 혜택이 거의 없다. 할인 항공권인 Q와 T등급은 마일리지를 70%만 준다.

K와 V등급은 아예 마일리지를 안 준다.

 

쉽게 말해 일반석에 나란히 앉은 동행에도 서열이 있다는 뜻이다. 항공 티켓은 가격이 싼 만큼 혜택이 적은, 자본주의 원리가

철저히 작동하는 세계다. 가령 인천~뉴욕 일반석 항공권을 ‘얼리버드 이벤트’로 100만원에 ‘득템’한 사람이 있고, 내일 당장 출발해야 하는데

귀국 시점이 불분명해 일정 변경이 가능한 티켓을 250만원에 산 사람이 있다면 전자가 마일리지 혜택이 훨씬 적다. 따라서 항공권을 살 때는

현명한 선택이 요구된다. 마일리지냐, 싼 티켓이냐. 보딩 패스에 숨은 원리를 안다면 같은 비행기를 탔어도 패키지 여행객과 출장길에 나선

비즈니스맨의 마일리지 적립률이 다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급하게 항공권을 예약할 일이 많고, 일정이 유동적인 출장자는 같은 일반석에서도

상위 등급의 티켓을 산다. 해외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이 항공사 우수회원이 되기 쉬운 까닭이다. 반대로 초특가 항공권만 산다면

수십 번 비행기를 타도 우수회원이 되는 게 여의치 않을 수 있다.

 

출처

마일리지 호갱님은 모른다, 보딩 패스의 수상한 알파벳 | 중앙일보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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