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과 끝을 책임질 여행 가방 싸는 법
HOW TO PACK LIKE A PRO
이럴 필요까지 있을까라고 생각하는가. 아니, 꼭 이렇게 해야 한다.
여행의 처음과 끝을 책임질 여행 가방 싸는 법에 관한 주도면밀한 가이드.
STEP 1 무엇을 들고 갈 것인가
여행 전날 잠이 오지 않는 건 여행지에 대한 설렘 플러스, '혹시나' 하는 여행염려증 때문이다.
시력 -7인 사람이 안경을 챙겨 가지 않았을 때의 고통과 여행지에서의 '밤문화용' 옷을 챙기지 않아
혼자 초라해지는 기분은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괴로움이다.
전문가들은 하의 하나에 3가지 정도의 상의를 스타일링할 수 있게 짐을 싸라고 한다. 즉 바지와 치마처럼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하의류는 적게 싸고, 셔츠나 티셔츠를 여러 벌 준비해 스타일링을 하라는 것.
일주일 정도의 여행짐을 쌀 때, 여섯 벌 정도의 윗도리에 긴 바지 하나, 쇼츠 하나, 드레스 하나,
3쌍 정도의 속옷 정도가 적당하다. 슈즈도 운동화, 플랫 그리고 드레스업할 때를 위한 힐 정도면 충분하다.
나라별 필수 아이템이 궁금하다면 여성을 위한 여행 사이트인 Journeywoman.com을 참고하라.
이탈리아, 파리, 멕시코 등등 지역별로 여행할 때 필요한 필수품을 깨알같이 정리해 놓았다.
이를테면 노르웨이 오슬로를 여행할 땐 한여름에도 밤에는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므로 스웨터와
윈드 브레이커 재킷, 레인 햇을 준비하고 오슬로는 걷기 좋은 길이 많으므로 웰링턴 같은 레인 부츠나
테니스 슈즈를 챙겨 가라는 식이다. 그 내용이 어찌나 자세한지 이 사이트 하나면
더 이상 어설픈 지식인들에게 도움을 구할 필요가 없다.
1_Packing cube
화장품도 메이크업과 목욕용으로 나눠 각각 파우치에 담고 속옷, 액세서리, 수영복 등도 따로 담는다.
이렇게 하면 도착했을 때 짐 풀기가 한층 수월해진다.
2_Light shoes
여행짐을 싸다 보면 가장 무거운 게 슈즈다.
가벼운 에스파드리유의 경우 여행 중 서브 슈즈로 들고 다니기도 간편하다.
3_Wrinkle-free
여행용 옷을 선택할 때는 다리미를 더할 필요 없는 구김 회복성이 높은
폴리에스테르계 소재나 구김이 덜 가는 옷을 고르는 것이 좋다.
STEP 2 어떻게 부피를 줄일 것인가
아이러니하게도 여행 가방은 어떤 사이즈를 사든 결국엔 작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무작정 가방 크기를 늘리기보다는 물건을 싸는 요령 습득이 먼저다. 가방 안에 알차게 물건을
배치하기 위해선 크게 말거나, 접거나, 겹치는 3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Rolling
캐리어처럼 각진 가방이 아닐 경우 옷은 하나씩 말아서 넣는 것이 효율적이다.
바지는 뒷주머니가 바깥으로 나오게 접은 후 발끝부터 롤링하는 것이 노하우다.
부피감이 있는 아우터의 경우 매장에서 파는 셔츠처럼 직사각형으로 접은 후 롤링하고
고무 밴드로 고정하자. 가끔 비행기 안에서 베개 대용으로도 활용할 수도 있다.
Folding
모양이 잡힌 가방에 넣고, 구김이 잘 가는 소재일 경우 접어서 넣는 편이 낫다.
백화점 점원 혹은 군인들처럼 각을 잡아 접는 것이 중요하다.
슈트나 드레스를 쌀 때는 세탁소 비닐 봉투에 넣어서 접으라는 게 여행 달인들의 조언이다.
Bundling
일주일 이상의 장기 여행을 떠날 때 유용한 방법으로 짐 크기를 확 줄여 여행지에서도
스타일을 유지하고 싶은 패션 마니아들에게 필요한 요령이다. 번들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중심을 잡아 줄 제품 주위에 얼마나 잘 레이어링을 하냐에 달려 있다.
중심을 채울 아이템, 즉 코어는 주로 사각 파우치에 양말이나 수영복 또는 속옷 등으로
빵빵하게 채운 후 이용한다. 사이즈는 가로 25cm를 넘지 않는다. 놀랍게도 이 방법을
잘 이용하면 예민한 리넨 원피스조차 구김 하나 없이 챙겨 갈 수 있다.
1_Weight control
중하경상. 무거운 것은 아래, 가벼운 것은 위로 넣는다.
바퀴 근처의 무거운 물건이 중심을 잡아 주어 트렁크를 끌기도 쉽다.
2_Soft inside, hard outside
강외유내! 단단하게 롤링한 옷들은 바깥 부분에 놓아 안쪽의 약한 물건들을 보호한다.
"여행 가방을 쌀 때 패킹 큐브를 활용하면 효과적이에요. 파우치별로 담아 두면 여행지에 가서도
필요에 따라 파우치만 꺼내면 되어서 좋고, 불시에 공항에서 짐 검사가 있을 때도 당황하지 않고
가방을 열 수 있죠. 특히 메시 소재로 된 건 내용물이 보여 옷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은 물론 통풍도 잘되죠."
*---------------------------투미 코리아 홍보팀 박소현
STEP 3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어린 시절 테트리스 좀 했는가? 그렇담 다음의 얘기가 훨씬 쉽게 들리겠다. 여행 트렁크를
채우는 빈틈없는 방법들. 혹자는 여행 중 가장 필요한 아이템으로 '까만 봉다리'를 꼽았다.
우스갯소리리처럼 들렸지만 미국의 손꼽히는 여행 전문가인 하농 또한 진지하게
비닐 봉투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했다. "비닐 봉투를 트렁크 바닥에 가장 먼저 깔아요.
그리고 짐을 다 싼 후에도 비닐 봉투로 덮죠.
이러면 비닐에서 생긴 정전기로 인해 옷에 주름도 덜 가고, 혹시 모를 사고에도 가방 안의
물건들을 보호할 수 있죠." 그러니 가방을 싸기 전에 비닐 봉투부터 챙기자.
그다음은 짐을 배치하는 순서다. 제사상을 차릴 때처럼 여행 짐을 쌀 때도 공식이 있다.
중하경상(重下經上)과 강외유내(强外柔內)! 무거운 것은 아래쪽, 가벼운 것은 위쪽에 놓고
구두처럼 딱딱한 것은 바깥 쪽,깨지기 쉬운 것은 안쪽에 넣는다. 이렇게 하면 바퀴 근처의
무거운 물건들이 가방의 중심을 잡아 훨씬 쉽게 트렁크를 끌 수 있다.
위의 공식을 머리에 새긴 다음 옷을 넣기 시작한다. 일단 단단히 롤한 옷들을 먼저 넣는다.
그 위에 번들링으로 부피를 줄인 옷들을 차곡차곡 쌓아 준다. 볼륨이 있는 드레스나
브라처럼 구겨지면 안 되는 제품들은 가장 위쪽에 넣는다.
이때도 까만 비닐 봉투나 습자지를 위아래로 깔아 주면 좋다. 브라의 경우 볼륨을 죽이지 않게
캡 안쪽에 양말을 쌓고 신발도 양말로 채워 공간을 줄인다. 세면 용품이나
보석류는 반대편(주로 망사가 드리워진 쪽)에 넣는다.
민감한 귀고리는 알약 케이스 안에 넣고, 얇은 목걸이나 팔찌는 빨대로 감싸면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나머지 수영복이나 양말, 속옷, 스카프 등으로 빈틈을 채워 가방 내에서 물건들이 엉키지 않게 한다.
HOW TO BUNDLE
1_
모든 옷을 앞면이 위로 보게 놓는다. 단, 재킷의 경우 앞면이 바닥을 보도록 놓는다.
중심을 채울 코어를 준비한다.
2_
구김이 가장 많이 가는 상의를 먼저 내려놓는다. 서로 소매가 겹치도록
위아래로 교차하며 다른 상의와 드레스를 쌓는다.
3_
그 위에 하의류를 허리 부분이 왼쪽 가장자리에 닿도록 한 후 가로로 놓는다.
둘의 폭이 비슷할수록 구김이 덜 간다.
4_
반대 방향으로 다른 하의를 놓는다. 상의 때와 마찬가지로 하의류를 좌우로 번갈아 가며 쌓는다.
5_
중간에 코어를 놓고 바지를 그 위로 접는다.
이때 중앙의 가방이 비스듬해지지 않도록 각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
6_
상의 소매를 접고, 몸통 부분도 아랫쪽으로 접는다. 가장 바깥쪽의 상의도 안쪽으로 접어 주면 완성!
기획_김민정 사진_이재찬 어시스턴트_김두연
슈어 2013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