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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전등사 대웅보전 나부상 

대웅보전 외부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단연 처마 아래 네 귀퉁이에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인물상이다. 

사람들은 이를 벌거벗은 여인의 모습이라 하여 나부상(裸婦像)이라고 불렀다. 

그나저나 해괴하게도 어떻게 금당 건물에 벌거벗은 여인네를 조각하였을까. 

 

여기에는 전설이 전한다. 언젠가 대웅보전을 중건할 때의 일이다.

공사의 총책임자인 도편수가 우연히 마을에 내려갔다가 주막의 주모와 가깝게 지내게 되었다. 

그러다가 서로 사랑을 하게 되었고, 급기야 장래를 약속하는 사이가 되었다. 

도편수는 공사가 끝나면 그 여인과 살림을 차릴 생각을 하고는 자기가 갖고 있는 공사비를 모두 그 여인에게 맡겼다.

그러나 공사가 채 끝나기 전 그 여인은 마음이 변해 도편수의 돈을 갖고 다른 남자와 도망쳐 버렸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도편수는 실의에 빠져 한 동안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다가 마음을 다잡고 겨우 공사를 마무리하였다.

하지만 자신을 배신한 여인을 용서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대웅보전의 네 귀퉁이마다 그 여인의 벗은 몸을 조각해 무거운 

지붕을 떠받들게 했다. 그럼으로써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대로 그 여인에게 벌을 내린 것이었다.

다른 이야기로는 원숭이를 나타낸 것이라는 설명이 좀 더 그럴듯하게 들린다. 

불경에 보면 부처의 전생 가운데 흰 원숭이(白猿)였던 적이 있다고 나오는데, 이 흰 원숭이를  조각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나부상이나 괴상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그럴 듯하고,  법당에 장식한 것도 충분히 이해될 만하다. 

그리고 중국의 사찰에도 더러 이것과 아주 닮은 조각이 같은 위치에 있다고도 한다. 또 실제로 전각이나 궁전의 지붕 처마 위에

삼장법사와 손오공 등 ‘서유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올려놓은 이른바 잡상(雜像)이 흔히 보이고 있어 이 주장에 힘을 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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