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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맞다 - 천양희

바람이 일어선다 나무가 서 있는 곳은 초록빛 생명으로

가득 차 있다 나무는 영원한 초록빛 생명이라고 누가 말했더라

숲을 뒤흔드는 바람 소리「마왕」곡 같아 오늘은 사람의 말로

저 나무들을 다 적을 것 같다

내 눈이 먼저 하늘을 올려다본다 비가 오려나 거위 눈 별이

물기를 머금고 있다 먼 듯

가까운 하늘도 새가 아니면 넘지 못한다

하루하루 넘어가는 것은 참으로 숭고하다 우리도 바람 속을 넘어왔다

나무에도 간격이 있고 초록빛 생명에도 얼음 세포가 있다

삶은 우리의 수난 목숨에 대한 반성문을 쓴 적이 언제였더라 우리는 왜

뒤돌아본 뒤에야 반성하는가 바람을 맞고도 눈을 감아버린

것은 잘한 일이 아니었다

가슴에 땅을 품은 여장부처럼 바람이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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