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사랑이 내게로 왔을 때 - 김재진
사랑이 내게로 왔을 때
나 말 없는 나무로 있고 싶었다
길 위에 서 있는 시간이 너무 길어
해님은 또 밤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빛 고운 열매. 등처럼 걸어둔 채
속으로 가만가만 무르익고 싶었다
다시 사랑이 내게로 왔을 때
나 누구냐고 넌지시 물어보며
감춰둔 그늘 드려 네 안으로
소리 없이 그윽하게 스며들고 싶었다
그만 사랑이 내게서 떠날 때
닫혔던 속 그제야 열어뵈며
나 네 뒤에 오랫동안 서 있고 싶었다
반응형
'내 마음의 풍경 > 사진과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탁 - 나태주 (0) | 2023.10.05 |
---|---|
하늘 - 박두진 (0) | 2023.09.29 |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 조병화 (1) | 2023.08.15 |
커피를 마시며 - 신달자 (0) | 2023.08.04 |
꽃의 이유 - 마종기 (0) | 2023.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