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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이별에게 - 이효녕

내 눈물이 빗물로 내리는가

아무도 없는 빈들 걸어가면

봄이면 꽃으로 피어나는 사람

여름이면 녹음이 우거진 사람

가을이면 낙엽 되어 떠나는 사람

사랑하면서 이별이 없는 줄 알았더니

내 눈물이 빗물로 내리는가

사랑하던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으니

이별이여

이제 내 눈물이 비로 내리지 않기 바란다

이제 내 눈물이 이별의 비가 아니기를 바란다

가로등 불빛에 길게 그림자를 남기며 떠나간

정류장에서 더는 서성거리지 않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것은 그리움을 만드는 일

사랑하면서 찌꺼기가 쌓이면 눈물로 씻는 일

눈물이 비로 내려 추억을 아름답게 꽃 피는 일

아무도 없는 빈들 걸어가는 사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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