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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가야 그대입니까 - 김현태
저 길모퉁이 돌아가면
그대 숨결 성큼 오시려나
가슴 언저리에 가슴을 묻고
발길을 재촉합니다
여기인가
그대 사라진 끝이 여기인가 했더니,
어느새 길은
또 하나의 모퉁이를 잉태하고
지평선 너머로 줄행랑칩니다
길의 끝은 있기나 한가
그대의 끝은 어디인가
언제나 그렇듯 모퉁이를 돌아서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건
몇 발자국 앞서 간 내 그리움뿐
더디게, 참 더디게
견디며, 참 오래 견디며
그토록 발이 부르텄건만
그대는 없고
바람에 기댄 민들레 한 송이만
그대여, 어디까지 가야 그대입니까
오늘도 못난 사내 하나
길모퉁이에서
오도카니 앉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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