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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토카이 와인

 

토카이 지역은 헝가리 북동부에 있다. 기록상으로 토카이는 13세기 문헌에 처음 등장하지만, 이전부터 푸르민트(furmint)라는 청포도를 비롯해

다양한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어왔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다. 말린 포도로 만든 달콤한 토카이 와인이

유럽의 왕실과 귀족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

 

토카이 와인은 과연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토카이 지역은 산으로 둘러싸인 구릉지대로 다뉴브강의 지류들이 지역 곳곳을 굽이쳐 흐르는 아름다운 곳이다. 가을이 되면 아침마다 강에서 피어 오르는

물안개가 포도밭을 뒤덮고 오후에는 안개가 걷히면서 맑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된다. 이런 환경은 귀부균이 발생하기에 딱 맞는 조건이다. 

‘포도를 귀하게 부패시킨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곰팡이는 학명으로는  보트리티스 시네리아(Botrytis Cinerea),

영어로는 노블 롯(Noble Rot)이라고 부르며, 껍질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포도가 빨리 마르도록 도와준다. 헝가리에서는 귀부균에 감염돼 마른 포도를

아수(aszú)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런 포도로 만든 스위트 와인 레이블에는 토카이 아수(Tokaji Aszu)라고 적혀 있다.

아수 포도는 수확하지 않고 반드시 나무에 달린 채로 말린다. 수확도 송이째 하지 않고 충분히 마른 포도알만 알알이 따서 모은다.

토카이에서 언제부터 아수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는지 확실치 않지만 여러 가지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셉시(Szepsi)라는

사람의 이야기다. 1630년쯤 오스만튀르크가 헝가리를 침략하자 셉시는 포도 수확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수확 시기가  지난 포도는

귀부균에 감염돼 말라버렸지만, 셉시는 그런 포도로 예상 밖의 놀라운 결과를 맞이했다. 영롱한 금빛을 자랑하는 달콤한 와인이 탄생한 것이다!

 

말라비틀어진 포도로 어떻게 와인을 만들 수 있을까?

 

마른 포도는 수분이 너무 적어 즙을 짜기가 무척 어려울 텐데 말이다.  그래서 토카이에서는 아수 포도를 12~60시간 동안 포도즙에 담가

촉촉하게 적신 뒤 건져내 즙을 짠다. 이렇게 짜낸 즙을 발효하고 약 3년간 지하 셀러에서 숙성을 거치면 달콤하고 향긋한 토카이 와인이 만들어진다.

 

토카이 아수 와인은 당도에 따라

‘5 푸토뇨스(puttonyos)’와 ‘6 푸토뇨스’로 나뉜다. 푸토뇨스는 ‘푸토니(puttony)’라고 부르는 포도 수확용 통(용량 25㎏)의 복수형 명사다.

5 푸토뇨스는 아수 포도 다섯 통, 6 푸토뇨스는 아수 포도 여섯 통으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뜻이므로 숫자가 높을수록 당도가 더 높다.

5 푸토뇨스 와인은 1L당 당분이 120g, 6 푸토뇨스는 150g이나 된다.

그럼 맛은 어떨까? 사과, 라임, 레몬, 복숭아, 살구, 모과, 파인애플 등 갖가지 과일 향이 꿀, 견과, 바닐라 등 다채로운 풍미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단맛이 강하지만 주 품종인 푸르민트 특유의 강한 신맛 때문에 당도와 산도의 밸런스가 좋아 끈적임이 없고 와인이 경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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