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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암포 가는 길 어디쯤인 것 같은데

보여지는 사진 만큼이나 아슴아슴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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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아파트 벽의 햇살에 눈이 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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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싹을 틔우고

       잎을 펼치고

열매를 맺고

그러다가 때가 오면 훨훨 벗어 버리고

빈 몸으로 겨울 하늘 아래

당당하게 서 있는 나무.

 

새들이 날아와 팔이나 품에 안겨도

그저 무심할 수 있고,

폭풍우가 휘몰아쳐 가지 하나쯤 꺾여도

끄떡없는 요지부동.

곁에서 꽃을 피우는 꽃나무가 있어

나비와 벌들이 찾아가는 것을 볼지라도

시샘할 줄 모르는 의연하고 담담한 나무.

 

한여름이면 발치에 서늘한 그늘을 드리워

지나가는 나그네들을 쉬어 가게 하면서도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덕을 지닌 나무.

 

나무처럼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저것 복잡한 분별없이

단순하고 담백하고 무심히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법정스님의 -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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