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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 어려움을 참는 것이 진실한 참음이요

누구나 참을 수 있는 것을 참는 것은 일상의 참음이다.

​자기보다 약한 이의 허물을 기꺼이 용서하고 부귀와 영화 속에서 겸손하고 절제하라.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것이 수행의 덕이니 원망을 원망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성내는 사람 속에서 마음을 고요히 하여 남들이 모두 악행 한다고 가담하지 말라.

강한 자 앞에서 참는 것은 두렵기 때문이고

자기와 같은 사람 앞에서 참는 것은 싸우기 싫어서이며

자기보다 못한 사람 앞에서 참는 것이 진정한 참음이다.

욕설과 헐뜯음을 못 참는 것은 어리석음이니 돌가루를 두 눈에 넣는 것 같고

욕설과 비방을 잘 참음은 지혜로움이니 코끼리 등 위를 화려하게 꾸밈과 같다.

​욕설과 비방으로 지혜로운 이를 어찌하지 못함은 큰 바위에 폭우가 쏟아져도 부서지지 않음과 같아

비방과 칭찬 괴로움과 즐거움을 만나도 지혜로운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사실이 그러해서 욕을 먹으면 그것이 사실이니 성낼 것 없고 사실이 아닌데도 욕을 먹으면 욕하는 사람이

스스로 자신을 속이는 것이니 지혜로운 사람은 어느 때나 분노하지 않는다.

- '잡보장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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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같은 사람 많다

나뭇잎, 이 세상에 나뭇잎 같은 이들 많다. 고요해지니 앞산에서 뻐꾸기 우는소리가 들린다.

뻐꾸기는 보이지 않고 여름 숲은 뻐꾸기 소리만 골라내어 숲 밖으로 던지고 있다.

하루 일이 끝나 가는 무렵에는 숲도 한가로운지 하늬바람에 실어 뻐꾸기 소리를 내보내는 속도가 여유롭기 그지없다.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한가로이 머리칼을 흔드는 나뭇잎의 모습이 이런 날은 그저 싱그럽기만 하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햇빛이 쏟아질 때 뜨거운 햇살을 제일 먼저 맞는 게 나뭇잎이다.

비가 내릴 때 차가운 빗발을 가장 먼저 맞는 것도 나뭇잎이다.

세찬 바람이 불어올 때 그 바람에 제일 많이 시달리는 것도 나뭇잎이다.

벌과 나비가 나무를 찾아오는 것은 꽃이 피었을 때다.

새나 짐승이 나무를 좋아하며 찾아오는 것은 열매가 열렸을 때이다.

나뭇잎을 좋아하는 것은 나뭇잎뿐이다. 뿌리는 나무를 튼튼히 받치고 있다 해서 칭찬하지만 나뭇잎은 그런 칭찬을 들어보지 못한다.

꽃이 피었을 때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지도 못하고 열매가 열렸을 때처럼 대견하다는 소리를 들어 본 적도 없다.

봄에서 가을까지 나무와 함께 있는 동안 짙은 꽃향기를 내뿜으며 고고해져 본적도 없고

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매를 달고는 뻐기듯 어깨를 뒤로 제치고 서 있어 보지도 못했다.

눈여겨보아 주지 않는 동안 그저 저 혼자 푸르게 나무를 덮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눈에 뜨이는 화려함이나 돋보이는 빛깔 같은 것을 지니지 못한 나뭇잎이 모여 나무를 이룬다.

평범한 이파리들이 가장 오랫동안 나무를 떠나지 않고 나무와 함께 있으면서 기쁨과 고난과 시련을 같이 한다.

꽃은 잠깐 있으면서 나무가 받을 명예로운 이름을 제가 가져가지만

나뭇잎은 꽃 없는 나머지 날들을 말없이 지키면서 명예와는 거리가 먼 삶을 푸르게 엮어갈 뿐이다.

나뭇잎이 모여 그늘을 만들고 숲을 이룬다. 저는 빗발과 찬바람에 시달리면서 비바람을 피할 그늘을 만들어 주고,

한 점 피할 데 없이 폭양 속에 노출되어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더위를 피할 곳을 마련해 준다.

이 세상에는 그런 나뭇잎 같은 사람이 많다. 그런 보잘것없는 이파리 같은 이들이 모여 비로소 세상을 이룬다.

그렇게 별로 눈에 뜨이는 구석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 비로소 세상을 이룬다.

그렇게 별로 눈에 뜨이는 구석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사람 사는 세상을 이룬다.

이 세상사는 동안 꽃의 자리에도 앉아 본 적 없고 열매의 위치에 서서 선망의 눈초리를 받아본 적도 없는 많은 이들이 모여 숲을 이룬다.

​ *- 도종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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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종점

살 만큼 살다가 삶의 종점에 다다랐을 때 내게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원천적으로 내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때 맡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물질이든 명예든 본질적으로 내 차지일 수 없다.

내가 이곳에 잠시 머무는 동안 그림자처럼 따르는 부수적인 것들이다.

진정으로 내 것이 있다면 내가 이곳을 떠난 뒤에도

전과 다름없이 이곳에 남아 있는 것들이어야 한다.

그러니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내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내가 평소 타인에게 나눈 친절과 따뜻한 마음씨로 쌓아 올린 덕행만이

시간과 장소의 벽을 넘어 오래도록 나를 이룰 것이다.

따라서 타인에게 베푼 것만이 진정으로 내 것이 될 수 있다.

옛말에 '아무것도 가져 가지 못하고 자신이 지은 업만 따를 뿐이다'라고 한뜻이 여기에 있다.

간디는 일찍이 이와 같이 말했다.

"이 세상은 우리들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 곳이다."

나누는 일을 이다음으로 미루지 마라.

이다음은 기약할 수 없는 시간이다.

- 법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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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다

세상에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번갈아 가며 일어나게 되어 있다.

봄에는 씨를 뿌리고 가을에는 곡식을 수확하는 것이 당연하듯이,

상황에 따라 목소리를 내야 할 때가 있고 침묵을 지키는 편이 나을 때도 있다.

뭔가를 얻는 날이 있는가 하면, 소중한 것을 잃는 날도 있다.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도 있다.

- 문민의 《아주 오래된 노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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