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비전 상실 증후군은 무의식중에 서서히 익숙해지기 때문에 빠져 나올 수가 없다."

프랑스에는 유명한 삶은 개구리 요리가 있다. 이 요리는 손님이 앉아 있는 식탁 위에 버너와 냄비를 가져다 놓고

직접 보는 앞에서 개구리를 산 채로 냄비에 넣고 조리하는 것이다.

이 때 물이 너무 뜨거우면 개구리가 펄쩍 튀어나오기 때문에 맨 처음 냄비 속에는 개구리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의 물을 부어 둔다.

그러면 개구리는 따뜻한 물이 아주 기분 좋은 듯이 가만히 엎드려 있다.

그러면 이 때부터 매우 약한 불로 물을 데우기 시작한다.

아주 느린 속도로 서서히 가열하기 때문에 개구리는 자기가 삶아지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기분 좋게 잠을 자면서 죽어 가게 된다.

이렇듯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당장 먹고 사는 걱정은 없으니까, 그래도 성적이 아주 골찌는 아니니까,

다른 사람보다 아름답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으니까,

친구도 많고 큰 걱정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이만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지금 자기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는 채, 그럭저럭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자기를 요리하는 물이 따뜻한 목욕물이라도 된다는 듯이  편안하게 잠자다가 죽어 가는 개구리의 모습과도 같다.

- 강헌구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중-

반응형
728x90
반응형

"우울에 관해서 생각하고 있었어."
니나는 천천히 말했다.

"온갖 아름다움이란 것이 일시적이고 다만 얼마동안 빌려온 것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사람,
그리고 우리가 인간들 틈이나 나무와 극장과 신문 사이에 있으면서도 마치 차가운 달 표면에
앉아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독하다는 것을 알아버린 사람은 누구나 다 우울하지."

"니나!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니? 네가 삶을 기쁘게 사는 줄 알았는데.
왜 삶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야? 너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잖아?"

"그랬지."
니나는 대답했다.

"우울은 인식의 시초일 뿐이야."
갑자기 니나는 웃었다.

"무슨 현명한 말이라도 하는 것 같군.
물론 나는 기쁘게 살아. 그런데 이 세상에는 거짓 우울도 있는 법이야."

니나는 계속했다.

"언니는 사람들의 눈을 보아야만 해.
많은 사람들에게 우울은 겉으로만 그럴 뿐이고 어떤 의도 내지 센티멘털리즘의 표시일 뿐이야.
정말로 우울이 깃들인 눈에는 활기, 집중, 분주함 같은 것들이 있지.
그러나 이것은 무대의 막일 뿐이야. 그 뒤에 무대가 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보지 못해.

그런데 간혹 가다 막이 올려지면 사람들은 뒤가 어둡다는 것과, 거기에 사람이 아무 희망도 분노도 없이 앉아 있고,

누군가 그에게 다가가서 그를 좀더 좋은 세계로 데려가려 하면 그가 그것을 믿지 않는다는 것들을 체험할 수 있을거야.
그는 좀더 좋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 거야. 그는 이미 우울에 중독된 거야.
그가 언니에게 웃고, 마치 언니를 믿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언니와 같이 가기 위해 일어서지는 않아........"

 

- 루이제 린저의『생의 한가운데』에서

반응형
728x90
반응형

 

 

로테는 내게 있어 신성한 존재야.

로테 앞에서는 일체의 욕망이 침묵하네.

로테 앞에 있으면 내 자신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네.

마치 영혼이 모든 신경 속에서 물구나무 선 듯한 느낌이 들거든.

천사와도 같이 경건한 느낌으로 로테가 연주하는 피아노 멜로디가 있다네.

로테가 아주 좋아하는 곡이지. 그녀가 그 곡의 첫 음절만 연주해도

나는 온갖 괴로움과 방황, 근심에서 해방되고 마네.

음악이 지닌 오랜 마력(柱 : 리라를 켜면 새와 짐승,
나무와 돌까지 감동했다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오르페우스 이야기)에 대해 말한 것은 모두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있네.

순한 노래가 왜 이토록 나를 감동시키는 것일까?

곧잘 내가 이마에 한 발의 총알을 쏘고 싶을 때,

로테는 꼭 이 노래를 연주하거든.

그러면 내 영혼의 어둠과 방황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나는 또 다시 자유롭게 숨을 쉬게 된다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中에서~,

 

반응형
728x90
반응형

 

 

인생의 드라마는
언제나 무게의 메타포로 표현될 수 있다.

어떤 짐이 누구의 어깨 위에 떨어졌다고들 말한다.
사람은 그 짐을 지고 갈 수 있기도 하고
혹은 지고 갈 수 없기도 하다.

짐의 무게에 쓰러지고,
그것에 대항해 싸우고,
지거나 이기거나 한다.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中에서 - 밀란 쿤데라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