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바람은 그 소리를 남기지 않는다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와도 바람이 지나가면 그 소리를 남기지 않는다.
기러기가 차가운 연못을 지나가도 기러기가 지나가고 나면 그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일이 생기면 비로소 마음이 나타나고 일이 지나고 나면 마음도 따라서 비워진다.
사람들은 무엇이든 소유하기를 원한다.
그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것, 그들의 귀를 즐겁게 해 주는 것,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이면 가리지 않고 자기 것으로 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남의 것이기보다는 우리 것으로, 그리고 우리 것이기보다는 내 것이기를 바란다.

나아가서는 내가 가진 것이 유일하기를 원한다.
그들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이기 위하여 소유하고 싶다고 거리낌 없이 말한다.
얼마나 맹목적인 욕구이며 맹목적인 소유인가?
보라!
모든 강물이 흘러 바다로 들어가 보이지 않듯이,
사람들은 세월의 강물에 떠밀려 죽음이라는 바다로 들어가 보이지 않게 된다.
소유한다는 것은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모든 사물이 어느 한 사람만의 소유가 아니었을 때
그것은 살아 숨 쉬며 이 사람 혹은 저 사람과도 대화한다.

모든 자연을 보라.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와도 바람이 가고 나면 그 소리를 남기지 않듯이,
모든 자연은 그렇게 떠나며 보내며 산다.
하찮은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
지나간 일들에 가혹한 미련을 두지 말라.
그대를 스치고 지나는 것들을 반기고 그대를 찾아와 잠시 머무는 시간을 환영하라.
그리고 비워두라.
언제 다시 그대 가슴에 새로운 손님이 찾아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 - 채근담 중에서 -

반응형
728x90
반응형

1.


떠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모든 공간이 길이었다.
인간은 길을 만들고
자신이 만든 길에 길들여져 있다.
그래서 이제는 자신들이 만든 길이 아니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2.

하나의 인간은 하나의 길이다.
하나의 사물도 하나의 길이다.
선사들은 묻는다.
어디로 가십니까,
어디서 오십니까
그러나 대답할 수 있는 자들은 흔치 않다.
때로 인간은 자신이 실종되어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길을 간다.

 

3.

인간은 대개 길을 가면서 동반자가 있기를 소망한다.
어떤 인간은 동반자의 짐을 자신이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어떤 인간은 자신의 짐을 동반자가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4.

길을 가는데 가장 불편한 장애물은 자기자신이라는 장애물이다.
험난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버리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평탄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
전자는 갈수록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후자는 갈수록 마음이 옹졸해진다.

 

5.

지혜로운 자의 은 마음 안에 있고
어리석은 자의 은 마음 밖에 있다.
아무리 길이 많아도 종착지는 하나다.

이외수 - 길에 관한 명상수첩 중에서

반응형
728x90
반응형

자 - 김 원 호

 

언제부터인가 나는 마음속에

자를 하나 넣고 다녔습니다.

돌을 만나면 돌을 재고

나무를 만나면 나무를 재고

사람을 만나면 사람을 재었습니다.

물 위에 비치는 구름을 보며

하늘의 높이까지 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나는 내가 지닌 자가 제일 정확한 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잰 것이 넘거나 처지는 것을 보면

마음에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그렇게 인생을 확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몇 번이나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가끔 나를 재는 사람을 볼 때마다

무관심한 체하려고 애썼습니다.

간혹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틀림없이 눈금이 잘못된 자일 거라고 내뱉었습니다.

그러면서 한 번도 내 자로 나를 잰 적이 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부끄러워졌습니다.

아직도 녹슨 자를 하나 갖고 있지만

아무것도 재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습니다.

반응형
728x90
반응형

 

 

 

롯데·NH농협·국민카드 대표, 정보유출 사과 "책임감 느껴"

 

고개 숙인 카드업계 사장들

고개 숙인 카드업계 사장들 왼쪽부터 손병익 농협카드 분사장,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

 

1억건 이상의 고객정보가 유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카드사 사장들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아웅 열 받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