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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며 - 김진학
몰래 움튼 개나리 새싹 아래
잠들어 가는 그리도 모진 겨울과
어딘지 모를 곳에서 온 보이지 않는
어느 그리움만 잠 깨어 쉬는 긴긴밤과
창 하나에 가려둔 아직도 영하를 맴도는
옷깃을 여미게 하는 온도와
빈 몸으로 여기로 온 시간부터
수없이 숨져간 날들이
행복했던 일보다 쓸쓸했던 날들이
만나서 기뻤던 날보다
보내서 아프던 날들이
더 익숙해진 삶으로 하여
차가운 바람 끝에 서서
떠나는 겨울을 보는 일
얼굴 스치는 차가운 바람을 보내며
솜처럼 따사로운 햇살 기다리며
그리도 모진 바람 아래 움튼
개나리 노란 꽃을 기다리는 일
#봄 #김진학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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