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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고 있어요 - 목필균

그리움은 문득문득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묻게 한다

물음표를 붙이며
안부를 묻는 말
메아리 없는 그리움이다

사랑은 어둠 속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전하게 한다

온점을 찍으며
안부를 전하는 말
주소 없는 사랑이다

안부가 궁금한 것인지
안부를 전하고 싶은지

문득문득
잘 지내고 있어요?
묻고 싶다가

잘 지내고 있어요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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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자의 노래- 문정희


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이상한 계절이 왔다.
아찔한 뾰족구두도 낮기만 해서
코까지 치켜들고 돌아다녔는데

낮고 편한 신발 하나
되는 대로 끄집어도
세상이 반쯤은 보이는 계절이 왔다.

예쁜 옷 화려한 장식 다 귀찮고
숨막히게 가슴 조이던 그리움도 오기도
모두 벗어버려
노브라된 가슴
동해바다로 출렁이던가 말던가
쳐다보는 이 없어 좋은 계절이 왔다.

입만 열면 자식 얘기 신경통 얘기가
열매보다 더 크게 낙엽보다 더 붉게
무성해가는
살찌고 기막힌 계절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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